디지털 마케팅과 이미지블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새롭게 시작한 이미지블(IMGIBBLE)이라는 서비스의 간단한 데모와 런칭할 버전의 설계화면들을 가지고, 여러 분야의 잠재 고객사분들을 만나서 피드백을 받고 있다. 사실 이미지나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고, 관련 커뮤니케이션이 잦은 곳들이 결국 마케팅과 관련한 곳들이다 보니 이전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에서 재직하던 시절에 만났던 분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한 때는 광고 집행 및 운영과 관련해서 미팅을 했다면 이제는 관련 소재의 제작, 협업 및 관리에 대한 부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보니 묘하게 다르면서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디지털 마케팅의 간편함과 복잡함

마케팅 업무, 그중에서도 디지털 마케팅과 관련한 분야는 가장 변화가 빠른 분야 중 하나다. 그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당연히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플랫폼이다. 광고 단가와 타겟 등을 설정하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최적화해 광고를 노출 시킨다. 마케팅을 진행하는 담당자의 입장에서 효율이 좋은 캠페인과 그렇지 못한 캠페인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유수 플랫폼뿐만이 아니라 모바일 광고 시장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여타 플랫폼들도 프로그래매틱 생태계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1 이는 흔히 얘기하는 옥외 광고와는 큰 차별점이다. 버스나 지하철에 붙이는 광고는 효율 측정도 어렵지만, 보통은 기간제로 게재를 하므로 원한다고 해서 단시간에 인쇄물의 수정이 어렵다. 더욱이 웹이나 모바일상에서는 여러 광고 채널을 활용하더라도 이를 통합해서 운영할 수 있는 구글어날리틱스나 어트리뷰션과 같은 솔루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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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애널리틱스 예시

모든 게 수치화 및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광고생태계에서 실무자들의 업무는 편해졌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디지털 플랫폼은 캠페인에 대한 결과를 일찍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광고 소재의 제작이 많다.2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조직에서는 광고 소재 제작과 관련한 회의나 승인 절차가 많이 없는 편이지만 조직이 조금만 커져도 광고 소재 제작에 대한 회의, 그리고 제작 및 수정에 관한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을 거치게 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페이스북/구글/카카오/네이버 등 플랫폼마다 광고 집행 플랫폼이 달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이들 플랫폼의 트렌드와 관련 스킬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플랫폼에 대해 숙지하고 있더라도 데이터는 여러 채널을 통해 쏟아진다. 데이터를 취합해서 보더라도 모든 숫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되는 법이다. 조금만 규모 있는 회사나 에이전시에서는 보고도 필수라서 보고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여기까지가 흔히 부르는 소위 ‘퍼포먼스 마케팅’의 영역이다.

모바일 온리(Mobile Only), 혹은 디지털 온리(Digital Only)의 회사는 이 부분이 회사의 핵심이고, 대부분의 마케터는 이와 같은 일을 매일 끊임없이 한다. 디지털의 영역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외부 커뮤니케이션 접점도 더욱 늘어났다.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 계정, 유튜브, 회사 블로그 등에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디지털, 더 좁게는 모바일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영역에서의 경험과 사례만 자주 접한 상태에서 최근 여러 회사들을 만나면서 마케팅 관련 실무의 복잡함에 대해서 더욱 잘 알게 되었다. 세상이 모바일로 전환되면서 관련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고, 디지털 마케팅은 측정 가능한 방향으로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역으로 마케터가 소화해야하는 데이터의 양이 절대적으로 늘어났고, 이전보다 다양한 채널을 운용하게 되면서 복잡도는 더 올라갔다.

실무자들은 수많은 데이터를 매뉴얼(Manual)하게 취합하고, 이메일/카카오톡 등을 통해 매뉴얼(Manual)하게 커뮤니케이션한다. 그래서 이런 새로운 현상을 ‘디지털-매뉴얼(Digital Manual)’이라고 한번 정의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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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http://www.investmentconversations.com

디지털 마케팅과 이미지블

이미지블도 처음 시작보다 서비스가 많이 변했다. 점점 더 많은 잠재 고객사인 에이전시 및 다른 회사들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복잡한 내부의 광고 소재 제작 및 협업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실제로 실무자 및 관리자분들에게 큰 고민거리라는 부분을 체감하고 있다. 한 디지털 에이전시는 하루에도 수많은 광고 소재를 제작하고, 실제 광고도 집행되는데 어떤 소재가 효율이 높았는지 조직 차원에서 파악이 어렵고, 관련 히스토리가 부재하다. 또, 디자이너가 어떤 프로젝트에 얼마만큼 투여되고 있는지 파악이 쉽지 않고, 특정 캠페인/광고주를 담당하던 담당자가 퇴사를 하게 되면 관련 히스토리와 제작 관련 내용도 함께 사라진다고 했다. 사실 내용을 들으면서 이미 많이 들어봤던 익숙한 내용이라 놀랍지 않았다. 이전에 사내 협업 도구과 메신저 도입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모바일의 생태계는 먼저 일반 소비자들의 행동을 급속도로 변화시켰다. 이제는 이런 변화가 회사 내의 업무 영역까지 변화를 주고 있다.3 카카오톡을 사내 메신저로 사용하던 문화도 잔디/슬랙/팀즈/카카오아지트 등으로 변하고 있다. 물리적인 USB나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기보다는 점점 더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의 클라우드 저장소를 활용해서 자료를 관리하는 방식도 점점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 보안상의 문제로 외부에 회사의 중요 파일을 보관하기 어렵다던 회사들도 점차 그런 오해는 사라지고 있다. 4 반면 큰 조직에서는 아직도 레거시 시스템에 괴로워하는 직장인이 많다. 오래전에 만들어져 사용이 불편해 이를 무시하고 카톡/텔레그램 등으로 대체해서 사용하거나, 큰 용량의 파일을 받을 경우에는 관리자의 암호가 필요하거나, 파워포인트가 불편하다고 해당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조직도 있다. 그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지블도 마찬가지다. 단순하지만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한다. 기존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비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개선하고, 회사의 중요한 자산인 이미지/비디오 등의 콘텐츠들의 제작에서 배포까지의 복잡한 히스토리를 사내에 축적하는 것이다. 마케터는 마케터대로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고,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대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과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줄여줄 수 있고, 그밖에 관련 프로젝트의 이해당사자들에게는 언제나 히스토리와 콘텐츠를 편하게 검색하고, 접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다.


  1. 온누리 DMC의 프로그래미틱 솔루션을 통해 IPTV의 광고지면을 비딩해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2. 제품별 정보가 모두 갖춰져 있고, 광고소재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커머스의 경우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재를 자동 생성하는 방식의 다이나믹 광고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3. 이전 글에도 썼지만 메리 미커씨가 발표하는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에 해당 내용이 잘 나와있다. 

  4. 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LG전자, 아모레퍼시픽, 신한은행 등 국내 분야별 대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도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