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광고의 측정과 분석, 그리고 그 한계 (Standards of Mobile Advertising and Limit)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글에 해당하지만 현 직장과 관계가 없는 포스팅임을 미리 밝혀둔다)

디지털/온라인 광고 시절의 측정과 분석 디지털 광고의 가장 차별화 된 특징 중 하나가 숫자로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누가 어떤 광고를 얼마나 클릭을 하는지, 클릭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추적을 할 수 있다. 모든 광고는 웹기반이고, 광고 관련 정보들은 브라우저 내 쿠키(Cookie)에 저장된다. 복잡한 분석기법을 잘 몰라도 구글어날리틱스(Google Analytics)와 같은 무료 분석툴을 웹사이트에 적용하면 누구나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웹/쿠키는 모든 브라우저에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표준이었고, 구글은 이곳에 쌓인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분석툴을 무료로 제공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해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치 않다. 특히 국내 온라인 생태계의 특징이 특정 포털이나 몇몇 웹사이트들로 국한된 경우가 많아서 깊이있는 분석/측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포털 메인에 광고를 띄우고, 동시에 몇몇 키워드를 사고, 이와 동시에 TV 광고를 하고, 몇몇 웹사이트에 기한제 배너를 사는 것이 거의 정석이다. 전문 에이전시의 역량은 이런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분석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효과적으로, 빠르게 네이버 메인 배너를 살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가름이 났다. (혹은 기업의 경쟁 입찰에서 누가더 멋진 PT로 입찰에 성공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마케팅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논란이 될만하다.

우선 네이버 메인배너의 경우는 정해진 에이전시만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았고, 여러 SNS에 홍보글을 올리는 것은 여간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 아니다. 특정 검색어를 상위에 올리는 SEO의 경우는 알고리즘이 지속적으로 바뀌기때문에 파악이 어렵다. 그래서 기업의 규모가 어느정도 이상이면 대부분 에이전시를 통해서 모든 디지털 광고를 진행했다. 따라서 기업 내 인하우스 디지털 마케팅 관련 담당자로 십년을 넘게 근무를 했더라도 측정과 분석에 관해서 잘 모른다고해도 딱히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모바일 시대의 (광고) 측정과 분석

모바일은 온라인과 다르다. 사람들이 매일마다 휴대하는 스마트폰은 소형 전화기 역할에서 손바닥안의 컴퓨터로 진화했다. 이를 주도한 두 운영체제가 애플사의 IOS(Iphone Operating System), 구글사의 안드로이드(Android Operating System)이다. 한 때 대부분의 컴퓨터에 깔린 운영체제가 윈도우였다면 위 두 운영체제는 바로 스마트폰을 위한 윈도우라고 이해하면 쉽다. 기본 운영체제가 달라졌으니 뒷받침이 되는 제반 기술도 달라졌다. 두 운영체제 모두 웹을 지원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웹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이보다 많은 시간을 앱(어플리케이션의 약어)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거의 대부분의 앱은 앱스토어에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기술 기반

온라인(웹)은 대부분의 이용자가 웹에서 모든 온라인 활동을 했기 때문에 웹기반에서 동작하는 쿠키(Cookie)를 기반으로 웹사이트 이용 정보가 수집되었고, 해당 이슈가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논란이 될 정도로 정확한 광고 관련 데이터가 되었다. 쿠키에 관한 정보는 광고주가 본인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배포되는 것이였기때문에 해당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었다. 모바일(앱내) 관련 데이터는 플랫폼사(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제한적이라서 추가 분석 솔루션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 분석 솔루션의 등장

외부 분석 솔루션의 측정 기술

누구의 광고 성과인가

측정방법의 정확성과 어뷰징의 상관관계

현재 대부분의 광고주는 외부 광고 분석 솔루션을 활용해서 구글/페이스북/기타 채널을 활용해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복잡한 성과기여방법과 변수(타임존, IP, 유저계정 등)으로 인해 집계한 수치가 플랫폼간/분석툴간 다른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이런 성과기여방법들의 허점을 악용해서 어뷰징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결론

디지털 광고, 그중에서도 모바일 광고는 아직 규제되지 않은 영역이다.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아마존 등의 상당부분이 디지털 광고에 기반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들 매출의 상당부분이 모바일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각 업체는 검색, 소셜, 포털, 커머스 등의 영역에서 준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런 규모에 비해 왜 관련 규제나 법규, 표준화 등은 이뤄지지 않은 것일까. 유관기관에서 점차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규제가 어렵다. 이들 기업이 해당분야의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자연 독점이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광고 관련 측정 방식 등은 이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영업 기밀에 속하기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플랫폼 기업이 광고와 관련해 보다 많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플랫폼을 제외한 복잡한 광고 생태계에 대안으로 등장한 생태계가 바로 실시간 입찰 방식에 기반한 오픈환경의 프로그래매틱 시장이다. 이론은 훌륭하다. 측정 및 분석 관련 기준은 표준화 되어 있고, 광고주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 매체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 이들 거래를 중재하는 회사 등으로 역할과 책임도 분명하다. 관련 시장이 서서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다. 결과적으로 플랫폼 기반의 생태계까지 흔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생태계임에도 벌써부터 표준을 따르지 않는 업체가 많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인데 벌써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관련 스캔들에 휘말렸고, 파급효과는 커지고 있다. 요약하면, 트럼프 선거운동을 도와준 정치관련 컨설팅 회사인 케인브리지 아날리티카(Cambridge Analytica)사가 캠브리지 대학 심리학과 알렉산드로 코건(Aleksandr Kogan)교수가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성향테스트 앱에 대한 소유권을 구매하면서 관련 데이터를 함께 취득한것이 핵심이다. 해당 테스트는 약 27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했는데 해당 앱이 이들 유저들의 친구정보까지 가져갈 수 있는 권한까지 있었고 결과적으로 약 5천만명에 대한 데이터가 유출된 것이다.3 모바일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이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지만 가장 개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한 광고를 기반으로 매출을 올리는 페이스북이 직접 연루되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마크 저커버그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더욱더 부정적 여론을 부채질 하고 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것일 것이다.

위 세가지 질문이 페이스북의 핵심 비지니스와 얼마나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있는지를 감안하면 저커버그의 미적지근한 태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모바일 광고 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페이스북이 아닌 여러가지 방법으로 유저들의 개인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애플/구글/페이스북 등에는 각종 무료 앱이 수도 없이 많다. 사용자들은 아무 생각없이 이런 무료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게 되고, 깨알만한 글씨로 보이는 약관에 동의하고, 회원가입 절차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소셜 로그인을 사용하게 된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 광고, 특히 모바일 광고는 정보 비대칭성이 바로 그 특징인 시장이다. 지난 수년간 모바일 광고시장의 다양한 주체를 만나보며 느낀 것은 광고주, 플랫폼, 에이전시, 분석업체, 매체, 사용자 등 어느 누구도 이런 분석 표준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고, 그 한계에 대해서도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정보 비대칭성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런 비대칭성과 비표준화가 바로 돈이 되기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주체는 공정하고 투명한 비지니스를 하고 싶어하고, 시장은 항상 더 효율적인 시장을 지향한다.

앞으로의 디지털 광고는 어떻게 될까.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표준화에 관한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기술은 이미 구현되어 있고, 여러 주체들이 블록체인을 광고시장에 도입하고자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아직 한계도 명확하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느리다. 초단위 거래가 이뤄져야하는 광고시장의 니즈에 부합하기에 갈길이 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블록체인이 되었든 블록체인의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기술이 되었던 광고 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구글은 이미 2016년부터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오고 있으며 곧 구글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이를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라고 한다. 4

여러가지 문제와 한계가 명확한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주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의 중요성과 한계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현재의 측정 및 분석기술로는 모든 데이터가 소수점까지 정확하게 일치하는 통계는 뽑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기본 가설로 모든 광고를 진행해야 한다. 현재의 시장환경에서 최선의 광고채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끊임없는 차선의 선택 과정이다. 모바일 광고라는 실험실은 실제 실험실처럼 통제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기회비용에 대한 문제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얻는 근사치로 데이터를 바라보고, 빠르게 판단을 내리는 것, 이게 최선이 아닐까.